
애플이 최근 새로운 VR/AR(이하 XR) 제품 라인업의 첫 모델이 될 비전 프로를 발표했습니다. 애플은 이런 고글 형태의 XR 기기에 관한 특허를 아이폰이 처음 등장한 2008년부터 가지고 있었을 정도로 이번 비전 프로가 일회성 제품이 아님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혁신이 부족하다, 기존 메타 퀘스트 시리즈나 마이크로소프트 오큘러스에 있던 기능들을 짜집기해 애플 로고만 붙인 제품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는데요. 애플의 새로운 라인업 첫 모델이 별다른 준비 없이 출시되어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해석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결국 애플은 XR 시장에 혁신이 아닌 다른 것을 바라고 비전 프로를 출시했다, 라는 설명이 가능할텐데요. 그렇다면 애플이 바라는 "진짜" 목적은 무엇일까요.
고가 정책에는 이유가 있다

비전 프로의 출시 전부터 나왔던 논란 아닌 논란이 있습니다. 가격이 너무 높다, 라는 이야기인데요. 실제 비전 프로의 생산 원가가 굉장히 높은 것은 맞습니다. 애플의 M2 칩과 R1 칩이 들어가 있으며 다수의 카메라와 센서가 탑재되어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500만원이 넘어가는 가격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애플이 소비자들이 부담스럽게 받아들인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의도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애플이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온 명품 이미지를 이용하여 어색하게 느껴지는 비전 프로를 고급 제품으로서 마케팅하려는 목적성일 것입니다. 최근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 때 그동안 구축해온 이미지를 잘 활용하였으며, 이를 통하여 소비자들의 구입 욕구를 자극하는 면이 계속해서 보였습니다.

가장 최근의 예로는 에어팟 맥스가 있겠죠. 비슷한 가격으로 훨씬 더 높은 성능의 헤드폰을 구입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애플만이 할 수 있는 고급 제품 이미지를 만듦을 통하여 에어팟 맥스는 그 가격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많이 판매가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전략이 비전 프로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비전 프로, 애플워치의 길을 이어가다

현 애플 CEO로 재임중인 팀쿡은 일전 애플워치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킨 바가 있습니다. 애플워치 등장 전만 해도 스마트워치에 대한 대부분의 의견은 "과하다" 였는데요. 운동 기록 측정용으로 쓰이는 경우가 대다수였으며 이마저도 일부 얼리어댑터들에게 한해서 적용되던 이야기였습니다.
그런 스마트워치 시장에 뛰어들면서 애플은 이 전체 시장에 대한 이미지메이킹을 우선시 합니다. 애플워치의 첫번째 모델은 사실 별다른 큰 혁신이 없습니다. 기존에 존재했던 기능들을 짜집기해 완성도를 높였죠. 하지만 정말로 애플워치의 "혁신"은 따로 있었습니다. 애플은 기존 스마트워치들의 둥근 형태의 디자인을 과감히 포기하고 사각형의, OS UI와 보다 잘 어울리는 디자인을 채택합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누군가 손목에 찬 검은, 네모난 스마트워치를 보고 무엇인지 몰라 갸우뚱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애플워치다" 라는 인식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죠. 이를 통해 스마트워치라는 시장 전반적인 인식 자체를 올리는데 성공합니다. 현재로 돌아와 보면 스마트워치는 이미 우리 일상의 일부가 되었으며, 스마트워치를 소지한 소비자들도 많이 늘었죠.

비전 프로 역시 이런 애플워치 출시때의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듯 해 보입니다. 비록 제품 자체에 대한 혁신은 부족하지만, XR 시장 전반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것. 이것이 비전 프로의 실제 목적입니다. 비전 프로 출시 후 SNS를 통해 밖에서도 기기를 사용하는 모습들이 사진으로, 영상으로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으며, 비록 지금 볼 때에는 우스워 보여도 노출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이런 모습은 자연스러워질 것입니다. 스마트워치가 그랬듯이 XR 기기들도 우리 삶의 일부가 되게 하는 것이 애플의 최종 목적지라고 생각하며, 그 시작점을 위해 만들어진 기기가 비전 프로이기 때문에 기기 자체의 혁신보다는 디자인과 마케팅에 그 중점이 잡혀있습니다.
지하철 안에서, 비행기 안에서

지금도 가끔 가다 이런 공간 컴퓨팅 기기를 밖에서 사용하는 사람들이 보이고, 비전 프로를 기점으로 이런 사람들이 점점 많아질 것입니다. 어느 순간이 되면 지금 우리가 이동할 때에 휴대폰을 통해 여러가지 작업을 하고, 글을 읽고 영상을 시청하듯이 XR기기를 이용하는 모습이 전혀 부자연스러워보이지 않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당연히 현재로서는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입니다. 그러나 과거 우리가 스마트워치를 볼 때 그랬고, 에어팟을 볼 때 그랬으며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때도 그랬죠. 결국엔 익숙해질 것임이 분명하리라 생각합니다. 공간 컴퓨팅이 일상의 일부가 되기는 시간 문제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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