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SE 4, 애플의 과감한 한 수가 될 수 있을까

아이폰 SE 시리즈의 시작, 애플 시장 확장의 신호탄

아이폰5c의 실패 이후 아이폰6 시리즈는 저가형 라인업 없이 출시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아이폰 일반 라인업의 높은 가격대가 점유율 확장에 걸림돌으로 지적되었죠. 이 문제를 타파하기 위해 애플은 2016년 3월, SE 시리즈의 첫 모델을 공개합니다.

아이폰 SE 1세대는 A9 칩셋을 탑재하고 5s의 하우징을 사용하여, 칩셋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 있어 전면적으로 기존 부품을 재활용하여 원가를 낮추면서도 칩셋만큼은 당시 최고의 사양을 가진 아이폰6 시리즈의 칩을 그대로 차용하여 높은 인기를 구가했습니다. 물론 스티브 잡스의 설계적 신념이 깃든 마지막 아이폰이라는 점도 한몫 했겠죠. 이 기존 하우징 재활용과 높은 성능의 칩셋을 탑재하는 기조는 SE 라인업에 꾸준히 이어집니다.

아이폰8 하우징에 대한 집착, 실패로 돌아간 SE 3세대

아이폰 SE 3세대. 출처: Apple

아이폰 SE 2세대는 아이폰의 전체 디자인 변경이 있었던 X, 11 이후에 출시되었습니다. 당시에도 너무 하우징 디자인이 오래됐다는 비판이 존재하기는 했지만, 높은 가성비를 무기로 그러한 단점을 무마했습니다. 아이폰8 시리즈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SE의 하우징 디자인이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래됐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하는 데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었겠죠. SE 2세대는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애플의 시장 점유율에 큰 도움을 주게 됩니다.

그러나 너무나 오래된 디자인의 하우징을 사용한다는 문제는 3세대에서 정말로 붉어지게 됩니다. 아이폰13 시리즈와 14 시리즈 중간에 위치한 SE 3세대. 여전히 아이폰8의 하우징을 사용했으며, 칩셋은 최신 모델을 넣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아이폰8을 사용하는 비중도 많이 줄었으며, 대형 화면의 인기가 올라가며 작은 스크린과 Face ID의 미탑재 등 아무리 가격에 비해 높은 성능을 가지고 있더라도 SE를 선택할 메리트가 흐려집니다. 비슷한 타겟을 공략해 출시된 Xr이 높은 가격으로 인한 실패로 끝나면서 출시 단가를 낮추기 위해 애플은 아이폰8의 하우징을 그대로 사용하는 방향성을 택했고, 이것이 독으로 작용했죠. SE 3세대는 애플의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판매고를 올립니다. 

3세대가 큰 실패로 돌아간 만큼, SE 시리즈의 향후 귀추가 주목되었죠. SE 시리즈의 중단은 3세계의 점유율을 집중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애플의 입장으로서 불가능한 선택입니다. 실제로 아이폰 SE 4세대에 대한 루머나 유출이 시작된지는 상당히 시간이 지났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SE 4세대의 출시가 미루어졌다는 소식이 나오고, 25년까지는 새로운 모델의 출시가 불투명하다는 것이 정론이 되었죠. 이후 한동안 새로운 SE 시리즈 모델의 출시와 관련된 소식이 없었습니다.

SE 4세대, 아이폰 14 기반이라는 초강수를 두는 이유

아이폰 SE 4세대 루머 이미지. 출처: GSMArena

최근에 들어서 SE 새로운 모델과 관련한 루머가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이 상당히 파격적인데요. 아무리 최신 하우징이 적용되더라도 아이폰X 기반일 것이라는 기존 루머와는 완전히 상반되게 아이폰14 기반으로 출시될 것이라는 소식이었죠. 이것이 사실으로 밝혀진다면 애플이 상당히 강수를 둔 상황입니다. 아, 물론 USB-C의 탑재는 기정사실화 된 부분이며 걱정하실 필요는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급진적인 변화를 주는 것일까요. 무엇보다도 제일 큰 부분은 아이폰 SE 3세대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애플에게 있어, 앞서 말했듯이 SE 시리즈를 통한 제 3세계 진입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3세대에서 가장 지적받은 부분은 구형 폼팩터로 인한 사용 시의 불편이었고, 애플은 이를 분명히 인지하고 있을 것입니다.

아이폰 노치. 출처: Apple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되는데요. 아이폰14 시리즈는 노치를 탑재하고 출시하는 마지막 아이폰이 될 확률이 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아이폰15 일반 시리즈가 노치에서 다이나믹 아일랜드로 옮겨갔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애플이 과감히 아이폰14 기반 설계를 하게 되어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됩니다. 일반 프리미엄 시리즈와 SE 시리즈를 가르는 가장 큰 부분, 하우징의 디자인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기존에는 홈버튼과 FaceID였다면 이제는 노치와 다이나믹 아일랜드로 구분하게 된 것이죠.

또한 아이폰14의 하우징을 사용한다고 해도 100% 아이폰14와 같은 형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현재 루머에서는 아이폰 SE 4세대는 싱글 카메라를 탑재할 것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기존 프리미엄 시리즈와 완전히 선을 긋는 부분이죠. 아이폰의 저가 시리즈는 성능은 프리미엄의 그것을 넣되, 기능 면에서 원가절감이 들어간다는 기존의 기조는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루머로 돌아다니는 디자인을 볼 때, 아이폰16 일반 모델의 디자인에서 카메라 하나가 사라진 모습입니다. 디자인 기조가 비슷한 점을 볼 때 상당히 유력한 부분이라고 생각되네요.

아이폰 SE 4세대, 최고의 테스트베드

애플 5G 모뎀 더미 이미지. 출처: MacRumors

마지막 이유는 아이폰 SE 4세대가 일종의 테스트베드로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부분입니다. 애플은 자체 5G 모뎀 칩을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도 개발 중에 있습니다. 사실 아이폰 SE 4세대의 출시가 미루어진 이유의 일부분도 기존 개발하던 5G 모뎀 칩이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었죠. 퀄컴과 계약 연장이 이루어졌지만, 칩 개발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SE 4세대에 애플의 첫 5G 모뎀을 탑재하여 시장에서의 반응을 보고, 더욱 발전시켜 일반 시리즈에도 탑재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이에 아이폰 SE 4세대를 일부러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은 애플에게 있어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일종의 테스트베드로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2025년을 기다리며

이렇게 현재까지의 아이폰 SE 4세대와 관련된 루머들을 살펴봤습니다. 애플에게 전략적으로 정말 중요한 시리즈 중 하나인 만큼, 아이폰 SE 4세대의 향후 귀추가 주목됩니다. 2025년으로 출시 시기가 미루어진 만큼 보다 완성된 모델로 출시되었으면 좋겠네요.